고2 여학생이 어머니와 함께 찾아왔습니다. 이 학생의 문제는 공부든 필기든 시험이든 모든 면에서 완벽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항상 자책하고 괴로워한다는 점이었습니다. 증상에 대해서 자세히 들어보니 공부와 학교에 대한 중압감으로 생긴 강박성 장애로 보였습니다. 이러한 강박적 심리는 이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에 악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.
이 증상은 중1때 미술 시간에 미술 선생님이 그림을 제대로 안 그린다고 심하게 꾸짖은 후에 그림을 마구 찢어서 버린 후에 생겼다고 하였습니다. 그때 이 학생은 반장이자 모범생으로 공부도 잘 하는 편이었는데 너무 충격을 받았고 이후로 이 학생은 학교 생활과 관련된 모든 부분에서 완벽해져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. 이 학생은 항상 뭔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꾸중을 들을까봐 두려움을 느꼈다고 하였습니다.
첫날 세션에서는 그 때의 미술 시간의 기억을 영화관 기법으로 지워주었습니다. 이 기법을 쓴지 40여 분이 지나자 처음 부들부들거리면서 긴장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오히려 약간 멍해진 듯한 표정으로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는 식으로 “선생님 기억이 잘 안나요. 이게 왠 일이죠?”라고 하였습니다. 영화관 기법을 쓰면 이런 상황이 종종 생기곤 합니다.
이후 한 달간 진행된 치료에서는 이러한 강박증을 만들어낸 ‘완벽을 추구하는 자아상’을 실패와 실수를 인정하고 새로운 도전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‘관용적인 자아상’으로 리프레이밍하는 작업을 하였습니다. 그 결과 이 학생은 더 이상 학교가 군대같이 느껴지지 않고 편하고 자유롭게 학업과 학교생활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.









